아시아 축구 최고의 스타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떠난다고 2일 선언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다가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한 지 10년 만의 결별 선언이었다. 이에 영국을 비롯한 해외 매체들도 앞다퉈 관련 소식을 전하며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 손흥민의 발자취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올여름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손흥민의 기자회견 내용과 전망, 분석 등을 자세히 전했다. 손흥민의 이적 소식을 축구 메인 기사로 올린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현대 토트넘의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가 현세대 토트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해리 케인이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일지는 모르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은 선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던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있다가 올해 5월 마침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고 '무관의 한'을 푼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매체는 "케인의 많은 골이 손흥민의 어시스트에서 비롯된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통계가 말해주듯 손흥민은 EPL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트라이커 파트너십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썼다. EPL 역대 득점 16위(127골) 등 각종 기록을 조명한 스카이스포츠는 "이 모든 것에 더해 라이벌 팬들조차 반박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까지, 손흥민은 단순히 토트넘의 레전드가 아닌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도 축구 메인 소식으로 손흥민의 이적을 보도하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FC가 행선지 후보로 거론되는 점 등을 전했다.
AP, AFP 통신은 손흥민의 발표를 긴급 뉴스로 타전했고, 로이터, dpa 통신 등도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EPL 홈페이지도 첫 화면에 손흥민의 소식을 게재하며 2021~2022시즌 득점왕(23골),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 수상 등 업적을 기렸다. EPL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손흥민 관련 피드가 여럿 올라왔고, 한 피드에는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언급됐다.
손흥민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IFC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잉글랜드)과의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이룰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 것이 컸다.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고, 새로운 동기를 통해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했다"고 결심의 이유를 밝혔다.
"떠나겠다고 결정한 지는 좀 오래됐다"고 전한 그는 "축구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한 팀에 10년 동안 있었던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고, 팀에 하루도 빠짐없이 바쳤다고 생각한다. 운동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토트넘에 대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좋아했고,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런 결정을 팀에서 많이 도와주고 존중해줘서 고맙다"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전 팀에 처음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 남자가 되어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고향 같은 팀을 떠나는 게 어렵지만 멋지게 작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행선지에 대해선 "오늘 어디로 간다고 말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내일 경기도 있기 때문에 향후 거취는 결정이 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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