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BTC)은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직후 한때 11만 6000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다.
3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BTC는 24시간 전보다 0.24% 내린 11만 7440.1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연준이 금리 동결을 발표한 직후 한때 9% 급락하며 11만 6000달러선이 무너졌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ETH)은 0.57% 하락한 3762.5달러를 기록했다. 엑스알피(XRP)는 1.51% 내린 3.072달러, 솔라나(SOL)는 3.1% 하락한 175.67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도 약세다.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BTC는 전일 대비 0.20% 하락한 1억 6300만 원을 기록했다. ETH는 0.63% 내린 522만 5000원, XRP는 1.2% 내린 4279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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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5회 연속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며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연준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했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파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현시점에서 비현실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완만하게(modestly)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상자산데이터분석기업 알터너티브닷미의 공포탐욕지수는 전일 대비 1포인트 오른 74포인트로 ‘탐욕’ 상태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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