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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BJ서 예금 받아 韓 신한에 송금…금융위기 극복 구원투수로 [다시, KOREA 미러클]

리먼 사태에 엔화 가치·금리 폭등

외화대출 금리 최고 9% 치솟을때

日서 1.5%로 조달 4.5%로 운용

진옥동 "한발은 韓, 한발은 日 둬야"


2005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원·엔 환율이 100엔당 700~800원대에 머물렀다. 연 2~3% 수준의 낮은 대출금리와 환율 효과가 겹쳐 국내에서는 엔화 대출 붐이 일었다. 중소기업을 포함해 병원들도 손쉽게 엔화를 가져다 썼다.

‘이지머니’의 대가는 곧 찾아왔다.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던 엔화 가치가 치솟았다. 한때 1500원 안팎으로 뛰었던 엔화 환율은 2009년 들어서도 1300원대에서 오르내렸다. 당시 한국 은행들은 주요국에서의 크레디트라인이 끊기면서 극심한 외화 자금난을 겪었다. 외화대출 금리는 갑자기 5~9%로 급등했고 차주들은 상환 압박을 받았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신한은행이었다. 2009년 9월 영업을 시작한 SBJ은행에서 서울로 엔화를 보내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연 1.5%로 예금을 받아 한국에서 4.5%로 굴렸다. 신한이 엔화를 들여오면서 국내 엔화 사정은 급격히 개선되기 시작했다. SBJ는 일본에서 성장하고 위기 때 모국에 도움을 줬다. 일석이조였던 셈이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들에 외화를 나눠줬었는데 신한은 크게 손을 안 벌려도 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구조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오랜 생각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발 하나는 한국에, 발 하나는 일본에 딛고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일본은 일본대로 지진과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에 노출돼 있어 한국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이 명확히 입증된 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진 회장은 28일 “한국은 지정학 리스크가 있어서 (위기 시) 늘 환율이 움직인다. 외환위기 때도 고생했다”며 “한국은 리스크가 반드시 통화 부분으로 오고, 그게 잘 처리가 되지 않으면 외환위기 때처럼 은행이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서도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 진출과 SBJ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초반에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도움이 있었겠지만 일본 내 유일한 한국계 법인을 갖고 있는 은행으로 일본의 경기 둔화와 저금리에도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자리를 잡은 점만큼은 분명히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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