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10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24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등 정책금리를 모두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정책금리 중 예금금리가 벤치마크의 역할을 한다.
ECB는 금리 동결에 대해 “국내 물가 압력이 계속 완화되고 임금상승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온 자료는 이전의 인플레이션 전망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력을 보여 왔다. 그와 동시에 특히 무역분쟁 탓에 환경이 예외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해 정책금리를 8차례에 걸쳐 2.00%포인트 내렸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일곱 차례 0.25%포인트씩 인하를 단행했다.
ECB는 지난달 금리를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통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는 EU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와 통상 갈등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ECB 목표를 장기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ECB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남은 세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0.25~0.50%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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