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이 3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세청을 떠났다.
강 청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1994년 제주세무서에서 시작했을 때는 막연히 오늘 같은 날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그 순간이 31년 3개월 만에 왔다"며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강 청장은 1년간 청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국세청에서 근무하면서 조직과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왔고, 모자란 점을 많이 채웠다"며 "특히 지난 1년은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재임 기간 슬로건이었던 '일 제대로 하는 국세청'의 탄생 배경도 공개했다. 강 청장은 "이 슬로건은 2012년 본청 운영지원과장 시절 당시 청장께서 제안해 업무보고에 사용했다"며 "그때부터 다음에 지방청장이나 그 이상 기회가 온다면 꼭 다시 쓰겠다고 마음먹었던 구호"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직원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그는"늘 어려운 여건에 있는 국세청 직원들, 특히 일선 동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보듬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외부로부터 필요한 인사와 조직, 예산을 더 확보하고 법령 개정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누구든 어디서든 가리지 않고 우리 애로사항을 열심히 호소하며 뛰어다녔다"고 했다.
아쉬움도 토로했다. 강 청장은 "지난 몇 년간 공직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그때그때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좋은 사람, 좋은 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떠나는 이 순간도 '더 잘할 수는 없었나'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털어놨다. 특히 "국세청 직원들의 어려운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뭐라도 하겠다는 약속을 더는 지키지 못하고 떠나게 돼 아쉽다"면서도 "제 후임으로 최고의 능력과 인품을 갖춘 분이 오니 그런 걱정은 기우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맺은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여러분이 나눠준 정을 잘 기억하겠다"며 "제가 어디에 있든 고생하는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고, 더 좋은 시간이 계속되길 빌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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