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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점 넓히는 HD현대重…미국·아프리카·인도 합종연횡 가속

■모로코조선소 운영권 확보 추진

'80척 발주' 목표 세운 모로코에

K조선 기술 전수하고 수주 기대

대서양 인접해 유럽행 교두보로

생산력 키우고 전세계 동맹 확대

해양재건 꿈꾸는 美·印과도 협력

HD현대삼호가 건조한 1만 5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사진 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329180)이 아프리카 모로코 진출을 노리는 것은 HD현대(267250)그룹의 핵심 전략인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의 일환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해양 산업 부활을 꿈꾸는 주요 국가에 조선소를 구축해 현지 발주 물량을 대량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조선소 인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위험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우선 조선소 운영권을 얻어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모로코는 대외무역 활성화를 추진하며 2040년까지 상선 약 100척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로코 국적 상선은 현재 16척에 불과한 만큼 향후 15년 동안 80척 안팎의 발주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HD현대중공업은 모로코 항만청으로부터 현재 건설 중인 조선소 운영권을 확보해 한국 조선업의 기술 DNA를 심어주고, 모로코 정부로부터 상선 건조를 수주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대서양에 인접한 모로코 조선소 운영권을 따내면 글로벌 해운업을 꽉 잡고 있는 유럽 선사들로부터 모로코가 수주한 선박을 건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프리카와 북미 대륙도 멀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HD현대는 인도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 사는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수준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면서 향후 인도 및 해외시장에서의 선박 수주 기회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협약을 통해 코친조선소의 도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코친조선소에서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선박 건조가 가능한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인도 정부는 ‘인도 해양 산업 비전 2030’ ‘해양 산업 암릿 칼 비전 2047’ 등 로드맵을 통해 해양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체 무역 물량의 95%를 해운에 의존하지만 자국 조선업이 취약해 해외 선박을 빌리는 데만 연간 110조 원을 소모하는 구조를 뒤바꾸겠다는 것이다. 인도는 10년간 1000척의 신규 선박 발주를 예고하면서 조선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HD현대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렛대로 떠오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미국 상선 업체인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와 상선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 사는 선박 건조 역량을 결집해 현지 조선소에서 중형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 운반선을 2028년까지 공동으로 건조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협력 범위를 다른 선종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글로벌 진출은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로 인한 생산능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묘수로 꼽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울산(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010620))과 전남 영암(HD현대삼호)에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도크 1기를 임차해 배를 만들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HD현대베트남조선을 통해 선박을 건조 중이다.

문제는 이미 충분한 일감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조선소를 통해 연간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은 180척 수준이다. 5월 말 기준 수주 잔액은 451척으로 2.5년 치 물량이 쌓여 있다. 조선업은 선박 인도 시점에 대부분의 대금을 수령하는 ‘헤비테일’ 구조라 선박 인도 시점을 앞당길수록 그만큼 매출에 반영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신규 조선소를 건설하기는 쉽지 않다. 막대한 투자 비용이 투입돼야 하지만 조선소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업종이라 선박 교체 시기가 끝나면 발주 공백으로 인해 불황을 마주하는데 당장 주문이 많다고 해서 신규 조선소를 지으면 추후 고정비용 등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더욱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조선소와 협력하면 손쉽게 도크를 확보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HD현대는 현지 선박 건조 수준을 확인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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