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푸른 색조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7월 경매장을 장식한다. 서울옥션은 푸른 바람이 느껴지는 이우환의 ‘동풍’과 수평선을 떠올리게 하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을 선보이고, 케이옥션에서는 푸른 빛과 흰 빛이 어우러진 김환기의 ‘항아리’가 새 주인을 찾는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각각 22일과 23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와 케이옥션 본사에서 총 59억 원(77점), 87억 원(104점) 규모의 7월 미술품 경매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푸른색을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현대미술 작품 30점을 모은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이 주목된다. 대표작은 이우환의 1984년작 ‘동풍’이다. 수직과 수평으로 간결하게 그어진 선들이 작가 특유의 고요하고 사색적인 세계관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추정가는 비공개다. 제주 한라산의 백록담 분화구에서 받은 인상을 푸른 필치로 그려낸 강요배의 ‘움부리-백록담(추정가 5500만~9000만 원)’과 우고 론디노네가 생전 연인과 바닷가에서 마주한 풍경을 표현한 짙은 청색의 대작(2억 5000만~4억 원)도 이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케이옥션 7월 경매 출품작 중에서는 김환기의 파리 시대 작품인 1958년작 ‘항아리’가 눈에 띈다. 김환기가 가장 사랑했던 조선 백자 항아리를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낸 작품으로 동양적 미학과 서정성이 가득하다. 추정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작가는 9억 5000만 원이다. 푸른 하늘과 산맥을 표현한 흰 선이 인상적인 유영국의 ‘워크’도 시작가 5억 원에 출품됐다.
1980년대 유럽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경매에 나온다.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국제 미술계에서 확고한 영향력을 가진 밈모 팔라디노, 엔초 쿠키, 산드로 키아, 미켈 바르셀로의 작품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품돼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최욱경, 하태임, 로이 홀로웰, 에가미 에츠 등 동시대 감성을 전하는 국내외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다채롭게 출품돼 미술 애호가의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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