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SK텔레콤이 2년 연속 신규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SKT가 내놓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KT의 신규 채용 인원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540명에 달했던 채용 규모는 2023년 427명, 2024년에는 379명까지 줄었다.
반면 퇴직자는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퇴직자는 총 337명으로 2022년 120명, 2023년 77명과 비교해 4배 이상 급증했다. SKT 측은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의 격려금을 최대 5000만 원에서 3억 원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퇴직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SKT는 고연봉과 안정적인 복지로 ‘가고 싶은 회사’로 꼽혀왔다.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 6100만 원으로 삼성전자(1억 3000만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신입 초봉도 60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22년부터는 격주 금요일을 휴무로 지정한 ‘해피 프라이데이’를 도입해 구성원들의 휴식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신의 직장’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채용은 줄고 퇴직은 느는 배경에는 통신산업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T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정체되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도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SKT의 매출은 17조 940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82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어두운 편이다. 유심 해킹 사고로 인한 교체 비용과 신규 영업 중지로 발생한 대리점 보상금,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 중지 기간 동안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가입자 이탈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T의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0.35% 감소한 17조 8774억 원, 영업이익은 2.75% 증가한 1조 8736억 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2022년 898명을 뽑았으나 2023년 752명, 지난해에는 289명으로 크게 줄었다. 2022년 대비로는 무려 67.8%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 KT는 지난해 254명에서 올해 379명으로 채용 규모를 늘렸다. 전년 대비 증가한 수치지만 2022년 채용 규모였던 669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문다. KT는 지난해 초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재를 중심으로 최대 1000명 채용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실제 채용 규모와의 괴리도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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