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방역당국에 신고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자가 전년에 비해 3%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HIV에 감염된 후에도 생존해 있는 사람은 전년에 비해 3% 이상 증가했다. HIV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가 에이즈(AIDS) 환자는 아니며 적절한 관리만 거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조사 결과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4년 HIV/AIDS 신고 현황 연보’를 보면 지난해 HIV에 감염됐다고 새롭게 신고한 이는 전년대비 3.0% 감소한 975명이다. 남성이 885명, 여성은 110명이었다. 국적별로는 내국인이 714명(73.2%), 외국인이 261명(26.8%)였다.
HIV 감염자는 HIV에 감염된 사람을 지칭하며 에이즈 환자를 가리키지 않는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에 따라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신규 HIV 감염인을 연령별로 보면 30대 360명(36.9%), 20대 291명(29.8%), 40대 134명(13.7%) 순이었다. 20·30대 젊은 층이 전체의 3분의2인 66.8%를 차지했다.
HIV에 감염되고도 생존해 있는 사람은 지난해 기준 전넌대비 3.4% 증가한 1만7015명이었다. 이 중 60세 이상 HIV 감염인은 3492명(20.5%)으로 매년 그 비중이 늘고 있다. HIV에 감염됐다 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에이즈로 진행할 뿐 조기진단과 치료를 거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편 HIV 감염인 신고 경로는 병·의원 611명(62.7%), 보건소 281명(28.8%), 그 밖의 기관(교정시설·병무청·혈액원 등) 83명(8.5%)이었다. 검사를 받게 된 동기는 자발적 검사가 215명(30.1%)으로 가장 많았고, 질병 원인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179명(25.1%)이었다. 감염 경로에 대해 응답한 503명 중에서 502명(99.8%)이 성(性) 접촉이라고 답했다. 그중 동성 간 성 접촉이라고 답한 사람은 320명(63.7%)이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노출 전 예방요법(PrEP) 지원과 HIV 검사 활성화, 치료유지 지원을 위한 의료기관감염인상담사업 확대 등의 다양한 HIV 관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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