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지주(004990)와 롯데케미칼(011170)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롯데케미칼의 지속적인 영업적자와 업황 부진으로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이를 주요 계열사로 둔 지주사도 영향을 받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30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일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실 규모를 축소할 수 있지만 중단기 이익창출력은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석유화학 수급환경 개선은 지연될 것으로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2025~27년 중국 주도의 올레핀 증설 물량이 상당해 초과 공급 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중기 이후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과잉 공급 영향으로 올레핀계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은 향후 2년 내 흑자 전환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룹 내 주력사인 케미칼의 부진으로 롯데지주의 신용도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3년간 평균 롯데지주 계열 전체 자산의 43%, 매출의 49%, 총차입금의 34%를 롯데케미칼이 차지하고 있다”며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이 지주사의 통합 신용등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신사업 투자 진행 등 계열사 지원이 진행 중이란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나신평은 “회사는 그룹의 주요 신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시설 투자 본격화로 2024년 3분기 중 1200억 원의 추가 출자를 진행했다”며 “2025년 6월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주 간 약정 이행 과정에서 약 1800억 원(PRS 계약금액)의 자금 유출도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계열사 지원 가능성에 대한 판단 역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에 대해 그동안 위기 시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해 신용등급에 우호적인 영향을 반영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각 사의 자체 신용도와 지원 주체의 신용도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이 같은 ‘노치 업리프트’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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