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강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화 약세와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은 한때 1350원선을 하회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4원 내린 1350.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작년 10월11일(1349.5원) 이후 약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1361.0원에 개장한 뒤 하락 압력을 받으며 장중 한때 1349.0원까지 밀렸다. 월말과 반기말을 맞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된 가운데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연준 차기 의장 조기 지명설까지 겹치며 달러인덱스는 장중 97선까지 떨어졌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달러 약세 흐름에 반기말 수급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아시아 통화 중에서도 원화의 강세폭이 가장 컸다”고 진단했다.
기술적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장기 추세선 하단인 1340원선에 근접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달러인덱스는 아직 하단 여력이 남아 있어 약 8%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주 환율은 1335~1370원 범위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1분기 외환당국 순거래 규모를 보면 외환 당국은 1분기 29억 6000만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순거래액은 총매수액에서 총매도액을 차감한 액수다. 외환당국은 통상 환율의 변동성이 과도하면 달러를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시장에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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