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 대해 아시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해 비대해진 신장을 제거하고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세 번째다.
서울아산병원은 30일 신성·김진명 신·췌장이식외과 교수팀이 지난 16일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7배나 커진 만성 신부전 환자 이가영(24)씨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 대해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로봇 신장이식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다낭성 신증후군은 신장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낭종이 발생해 신장이 최대 축구공 크기만큼 커지는 유전질환으로, 1000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며 대개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을 할 때는 기존 신장을 두고 하지만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는 양측 신장을 제거해야 한다. 새 신장 공간을 확보하고 합병증을 방지하는 목적인데 그만큼 난도가 올라간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체로 개복 수술을 진행하지만 의료진은 환자가 20대인 점을 고려해 미용과 회복속도 면에서 장점이 있는 로봇수술을 시도했다. 로봇수술은 절개창이 작아서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수술 중 출혈도 적을 뿐 아니라 수술 배액관도 일찍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진은 수술을 배꼽 주변으로 낸 1㎝ 크기 구멍 3개와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 절개창을 내고 로봇팔을 넣어서 기존 신장을 조심스레 제거했다. 이후 환자의 언니가 기증한 한 쪽 신장을 안전하게 이식했고, 이씨는 합병증 없이 순조롭게 회복해 지난 21일 퇴원했다. 의료진이 로봇 신장이식을 180번 하면서 수술경험이 풍부한 것도 성공적 수술에 영향을 미쳤다.
신 교수는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전 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에 따라 개복 방식이 더 안전하고 적합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정확히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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