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당진공장과 인천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철근 생산 2위인 동국제강(460860)이 선제적으로 인천공장을 셧다운하기로 하자 1위인 현대제철도 전방위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며 감산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여름철 대보수를 위해 29일부터 당진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제철은 다음 달 15일까지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내달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에 대해서도 대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앞서 현대제철은 철근 등 봉형강 시황 악화로 4월 한 달간 인천공장을 셧다운했는데, 석 달 만에 다시 공장 가동을 멈춰 세우는 것이다.
이미 현대제철은 이달 7일부터 포항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H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2공장은 인천공장과 함께 주요 봉형강 생산거점 중 하나다. 포항2공장에 이어 당진과 인천공장까지 합세하면 사실상 현대제철의 국내 주요 생산거점이 모두 7월에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현대제철의 전방위적인 생산 중단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철근 등 봉형강 시황을 되돌리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이날 기준 철근의 유통가격은 톤당 72만 원으로 손익분기점(70만 원대 후반)을 밑돌고 있다. 철근을 생산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인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에서 철근 가격 하락과 하절기 전력비 할증 등이 겹쳐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생산 중단으로 인한 감산이 손해가 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철근 생산 2위인 동국제강이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인천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자 감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름철 대보수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근 생산 1, 2위 업체가 동시에 생산을 중단하고 공급을 조절하면서 가격 인상의 여지를 더욱 높인 것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유통향 물량에 대해서도 손익분기점 밑으로는 철근을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유통향 철근 가격을 톤당 78만 원으로 책정하고 해당 가격 밑으로는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유통사들에게 통보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7~8월에는 제강사들의 적극적인 감산 정책으로 시중 철근 재고 감소와 더불어 한동안 철근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