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5월 전 산업 생산과 설비투자가 동반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보합세를 나타내 2개월 연속 ‘트리플 감소(생산·투자·소비가 모두 감소)’는 가까스로 모면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2.5(2020년을 100으로 본 상대적 지수)로 전달 대비 1.1% 감소했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제조업 생산이 3% 줄어드는 등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3.6%), 운수 및 창고(-2.4%), 숙박 및 음식점(-0.1%) 등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0.1% 감소했다.
전 산업 생산은 올 들어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월(0.7%)과 3월(1.1%)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4월(-0.8%) 이후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5~7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한 뒤 최장 감소 기록이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생산 역시 4월(-2.7%)에 이어 5월(-2.0%)도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또한 4월(-4.1%)과 5월(-2.3%) 두 달 내리 감소했다. 자동차와 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에 금속가공 생산은 5월 6.9%나 줄었다.
제조업 생산이 줄면서 투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5월 설비투자는 4.7% 감소해 석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낙폭도 4월(-0.5%)보다 더 커졌다. 운송장비(0.1%)에서 투자가 늘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의 기계류(-6.9%)에서 투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5월 건설기성은 건축(-4.6%)과 토목(-2.0%)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3.9% 감소했다. 이 또한 4월(-1.4%)과 비교해 감소 폭이 커졌다.
소매판매액지수는 5월 101.4로 전월과 같았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와 의복 등 준내구재(0.7%)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판매는 줄었다. 3월(-1%)과 4월(-0.9%) 감소했던 소매판매는 5월 초 13조 8000억 원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도 불구하고 석 달째 반등에 실패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1차 추경은 산불 피해 등 재난 재해 대응과 대미 관세 대응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곧바로 소매판매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13조 2000억 원 규모의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이 포함된 2차 추경이 시행되면 소비 지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기준 98.5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1월(-0.4포인트) 이후 2~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넉 달 만에 내려앉았다. 미래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100.9로 0.1포인트 낮아지면서 석 달째 이어진 상승세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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