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청년 대상 사회공헌 활동에 인공지능(AI) 접목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이달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남에서 “우리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꿈을 줘야겠다”며 "삼성은 AI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청년’과 ‘AI’에 초점을 맞춘 삼성의 행보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프로그램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싸피)’는 올해부터 프로그램 이름을 AI를 추가한 ‘삼성청년SW·AI아카데미’로 바꾸고 ‘싸피 2.0’의 시작을 알렸다.
삼성은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국가 차원의 AI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싸피 커리큘럼을 AI 중심 교육으로 전면 개편했다. AI 교육 과정 8개를 새로 도입해 1년 총 교육 시간은 기존 1600시간에서 1725시간으로 늘었다. 이 중 1025시간이 AI 교육과 AI 활용 실습으로 구성됐다. 싸피 교육생들은 1학기에 AI 입문 강의 등을 통해 기초 지식을 익히고 순차적으로 AI 프로그래밍 등 중·고급 교육을 받으며 AI 분야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싸피는 교육생들이 자기주도형 학습을 통해 AI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자체 학습 플랫폼인 '싸피 AI 포털'도 개설했다.
싸피는 2018년에 시작된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모든 교육 과정이 무료다. 교육생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 원의 교육지원금을 지급한다. 2018년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11기까지 누적 9144명이 수료했다. 이 중 7727명이 취업해 85%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교육 중인 13기 조기 취업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취업자는 8000명 이상이다.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쿠팡, KT DS, LG유플러스, 현대모비스 등 정보기술·통신·유통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에 취업했다. 마음AI와 툰스퀘어 등 AI 서비스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이들이 취업한 기업의 수는 2000여 개에 달한다.
싸피는 이 회장이 직접 챙기는 CSR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3월 이 회장과 처음 만났던 장소도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싸피 서울캠퍼스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 계획도 발표했다.
'갤럭시와 함께하는 AI 클래스'는 학생의 연령별 눈높이에 맞춰 최신 AI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다. △AI로 찾는 꿈과 진로 △AI로 만드는 소셜 영상 △AI로 꾸미는 포토 앨범 △AI로 쉬워진 아트 드로잉 △AI로 배우는 자기 관리 등 총 5개 과목과 각 과목에 해당하는 총 18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5000명을 대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올 해에는 그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과목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인원도 대폭 늘렸다.
우선 스쿨 프로그램에선 초·중·고교 800곳을 직접 찾아 교육을 시행한다. 정규 수업 또는 방과 후 시간에 갤럭시 S25 시리즈로 찍은 셀피에 '인물 사진 스튜디오' 기능을 활용해 프로필 캐릭터를 만드는 활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는 전국 주요 지역 삼성스토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갤럭시 탭S10 시리즈의 '스케치 변환' 기능을 활용해 직접 태블릿에 자신의 꿈을 그리고, 이 그림을 갤럭시 AI를 통해 이미지로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꿈 그림이 담긴 티셔츠와 나만의 캐릭터 키링 등을 제작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의 경우 수원 디지털시티로 초대해 사업장 견학과 갤럭시 AI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 해는 55개 학교에서 3000명의 학생들이 대상이다. 참여 학생들은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서 정보기기(IT) 산업의 발전사를 살펴보고, 스마트싱스를 통한 홈 AI도 체험해볼 수 있다.
갤럭시 AI 체험 클래스에서는 학생들이 갤럭시 AI를 통해 사진 속 불필요한 대상을 지우고 AI가 빈 공간을 자연스럽게 채워주는 '생성형 편집' 기능을 교육한다. '서클 투 서치'의 전체 화면 번역 기능을 활용해 외국어로 쓰인 메뉴판을 카메라로 비춰보고 읽는 체험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함께 가요 미래로’라는 비전으로 싸피를 비롯해 삼성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삼성드림클래스·삼성스마트스쿨 등 청소년 교육 중심의 사회공헌과 상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었다고 밝히며 “제가 (자서전을 읽고) 가장 얻은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꿈을 줘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그룹의 모든 사회활동과 공헌 활동을 청소년 교육, 낙후된 환경의 청소년들이 사회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춰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의지대로 청소년들에게는 사회진출과 AI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청년들에게는 AI와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기반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삼성의 ‘청년’, ‘AI' 기반 사회공헌은 앞으로도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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