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수익뿐만 아니라 하락 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이 2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단순히 수익률만이 아니라 하락 구간에서도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운용은 24일 ‘KODEX 미국S&P500버퍼6월액티브’를 출시했다. 3월 출시한 국내 최초 버퍼형 상장지수펀드(ETF)의 후속 시리즈다. 상품 구조는 동일하지만 만기 시점이 내년 6월까지다. 버퍼 ETF는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10%까지 완충하면서 상승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 대비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중에 ‘돈을 투자할 때 돈을 잃지 말아라. 그리고 잃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는 원칙이 있다”며 “버퍼형 ETF는 절대 수익형은 아니지만 하락 리스크에 대비하는 상품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버퍼형 ETF가 2017년 처음 출시된 후 2022년 금리 급등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90조 원 규모로 불어났다.
이번 6월 시리즈의 경우 20일(현지 시간) S&P500 가격 5950을 기준으로 버퍼 하단은 -10.1% 수준인 5350으로, 캡(상승 제한 폭)은 7000인 17.6%(미국 달러 기준)으로 설정됐다. 이는 3월 시리즈(캡 16.4%)보다 높은 수치다. 즉 투자자는 S&P500지수 하락 시 일정 범위까지 손실을 방어하면서도, 지수가 7000 이내로 상승할 경우에는 그 구간 내에서 수익을 동일하게 추종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첫 버퍼형 상품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버퍼형 상품이 생소한 만큼 만기 시까지 ‘묶여 있는 상품’이라는 오해가 여전히 큰 것 같다”며 “버퍼 ETF가 추구하는 수익 구조가 1년 단위로 설정돼 있기는 하지만 유동성과 환금성이 뛰어나고 중도 투자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운용은 버퍼형 ETF를 국내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1년 가까운 개발 기간과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다. 미국식 옵션 구조를 국내 시장에 맞게 조정하고 잔여 버퍼 등 주요 지표를 안내하는 전용 홈페이지도 제작했다. 김 팀장은 “월물 시리즈 확장을 통해 버퍼형 상품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처럼 시리즈와 구조가 다양화된다면 국내 투자자의 선택지도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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