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011200)과 손잡고 선박 및 항만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 상용화를 통해 해운업 무탄소 실현에 나선다.
HD현대는 26일 HD하이드로젠·HD한국조선해양(009540)·HD현대중공업(329180) 등 3개 계열사가 HMM, 한국선급(KR)과 SOFC 기반 해운 무탄소 기술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오승환 HD하이드로젠 상무와 정재준 HD현대중공업 전무,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상무, 김민강 HMM 상무, 이영석 KR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친환경 고효율 SOFC를 탑재한 탄소저감 컨테이너선 개발을 시작으로 암모니아 SOFC 및 탄소포집 시스템 개발 등 해운 분야 넷제로(탄소 중립)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한다. HD하이드로젠의 SOFC를 기반으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탄소저감형 컨테이너선을 개발하고 KR은 검증 및 인증을 수행한다. HMM은 개발 과정에 필요한 선박 환경을 제공하고 개발 완료 후 실증용 선박을 투입해 실제 조건에서 SOFC 시스템을 검증할 예정이다.
SOFC는 고체 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천연가스와 바이오가스·수소 등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하며 전기 효율이 높아 기존 화석연료 발전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선박 탈탄소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HD하이드로젠 관계자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세 부과 결의와 맞물려 전 세계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고효율 발전설비인 SOFC가 해운 시장에 진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O는 2030년까지 선박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배출량의 80%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초과 배출량에 대한 벌금이 부과돼 최근 친환경 선박으로 배를 교체하려는 선주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독일 크루즈 선사인 투이크루즈와 크루즈선에 SOFC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공동개발 프로젝트(JDP)에도 착수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SOFC 시장 규모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와 투자 확대로 2030년까지 연평균 40.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속도로 성장할 경우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71억 2400만 달러(약 9조 8200억 원)에 달하게 된다.
한편 HD현대는 2018년 설립한 연료전지 연구소에서 SOFC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이후 2024년 수소 연료전지⋅수전해 전문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해 전문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HD하이드로젠은 하반기 평택 SOFC 생산 공장 준공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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