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권사뿐만 아니라 미국 헤지펀드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100을 넘어선 가운데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올 3월부터 재개된 공매도도 헤지펀드들의 투자 유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들어 상법 개정, 인공지능(AI) 지원 정책 등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한국 증시가 더욱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인 숀펠드가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해 국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기업 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현장을 방문해 전반적인 경영 실태를 살피고 향후 산업 전망 등을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차원이다. 2015년 설립된 숀펠드는 상승이 예상되는 자산은 매수(롱)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자산은 매도(쇼트)하는 ‘롱쇼트’ 전략과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숀펠드 측에서 상장사 측에 급히 미팅을 요청하면서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권사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이달 국내 상장사들과 콘퍼런스콜을 진행하며 기업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CLSA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내년 한국 비중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비중 축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매도를 권했지만 대선 이후 상황이 급변하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행동주의로 유명한 돌턴인베스트먼트도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이달 중 기업 탐방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찾는 것으로 짚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30% 가까이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3월부터 재개된 공매도도 헤지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다. 공매도는 주식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가격이 하락하면 싼 값에 다시 매수해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헤지펀드는 공매도를 주된 투자 전략으로 삼는 대표적인 기관투자가 중 하나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주식시장이 워낙 좋은 상황이다 보니 외국인투자가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여전히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JP모건은 전날 ‘한국 주식 전략’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가 35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사 충실 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통과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코스피지수의 주요 모멘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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