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직후 취업 대신 창업의 길을 택한 청년 창업가들이 세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국내외 벤처투자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기업의 전형적인 성장 경로를 따르기보다는 창업 초기부터 과감히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등 젊은 패기로 ‘제로투원(Zero to One·완전히 새로운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혁신)’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영상 이해 AI 서비스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는 국내외 대형 IT기업들과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영상 이해 AI 모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적이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트웰브랩스는 군 복무 시절 동료들과 함께 이재성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영상 이해 AI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고, 2019년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군복무를 했다. 1994년생인 이 대표는 창업 당시 나이가 만 27세에 불과했다. 또래 친구들이 대학을 막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이 대표는 창업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트웰브랩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억 700만 달러(약 1459억 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기업인 SK텔레콤(017670),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등이 주요 투자자로 포진해 있다.
트웰브랩스가 투자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영상 이해 AI 서비스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어서다. 실제 트웰브랩스는 기존 영상 AI 솔루션의 비효율을 대폭 개선하고 초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영상 분석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비전 AI 기반 '비디오 파운데이션 모델(VFM)'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대표적인 AI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인 이세영 대표는 1996년생으로, 현재 만 29세다. 또 공동 창업자인 유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제성원 컴패니언 서비스 파트장도 각각 1996년생, 1997년생이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국내 AI 서비스 플랫폼 중에서는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1080억 원에 달한다. 기업가치도 3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젊은 감각으로 1030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해 AI 서비스에 반영한 점이 성장 비결로 꼽힌다. 특히 챗GPT·클로드 기반의 무료 생성형 AI 서비스와 가상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 서비스 ‘크랙’ 등이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는데 해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설립된 AI 에이전트 개발 기업 ‘달파’의 주요 창업 구성원들도 20대다. 달파는 김도균 대표를 비롯해 유선빈 이사, 명기범 이사, 권의진 이사 등 4명이 공동창업했는데, 이들 모두가 1999년생 동갑내기다. 나이가 같을 뿐 아니라 서울과학고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함께 수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달파는 각 기업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 개발해 주는 것을 사업모델로 삼고 있다. AI를 실질적으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분석부터 알고리즘 개발 단계까지 필요한 통합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동안 400건 이상의 AI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달파는 설립 이후 약 2년 만에 약 133억 원의 투자금도 확보했다.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다. 달파는 최근 미국 지사도 설립, 해외 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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