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이 강한 통화정책 결정권자까지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23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 중앙은행 주최 행사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먼 부의장의 발언은 그가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쥔 연준 인사 가운데 가장 매파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보먼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연준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bp=0.01%포인트) 내릴 때도 “25bp 인하가 적절하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당시 FOMC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은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었다. 보먼 부의장은 올 2월에도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며 매파 발언을 공개적으로 이어갔다. 연준 이사였던 그는 올 3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고 새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내정된 뒤 이달 초 취임했다.
온건 매파 성향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20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트루스소셜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향해 “어리석고 고집 센 사람”이라며 다시 한번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반면 파월 의장은 같은 날 미 연방 하원 재무위원회 출석 전 사전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정책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기존의 관망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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