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업계 최저 수준인 0.15%의 보수로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서 그간 시장을 선점해온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보수 인하 카드를 검토하고 나섰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ACE KRX 금 현물 ETF’의 총보수를 기존 0.5%에서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투운용의 ACE KRX 금 현물 ETF는 그간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시세를 추종하는 유일한 ETF로 금 투자 수요 증가 속에 안정적인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KRX 금 현물 시세를 그대로 따르는 ‘TIGER KRX 금 현물 ETF’를 상장하며 독주 체제에 비상이 걸렸다. 상장 첫날인 이날에만 개인투자자들은 TIGER 금 현물 ETF를 약 5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 부문 대표는 “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우상향하지만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약 28년간 횡보장”이라며 “오랜 기간을 버틸 수 있는 힘, 저비용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투운용도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수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동일한 상품 구조에서 보수가 절반 이하로 낮아지면 자금 유입 추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금 현물 ETF 시장도 초저보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7일에는 삼성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국제 금 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ETF를 각각 선보이며 금 ETF 시장에 진입했다. 이 두 상품은 국내 금 시세를 추종하는 상품과 달리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에서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다. ‘KODEX 금 액티브’와 ‘SOL국제금’의 순자산은 각각 약 1018억 원, 119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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