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그룹이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분을 투자한 헬로바이크의 합작법인을 통해 로보택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히며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자율주행 산업 분야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24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자전거 공유 플랫폼 헬로바이크는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로보택시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자오푸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라는 신규 합작법인은 상하이에 등록 자본금 12억8800만위안(약 2452억원)으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R&D)과 상용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헬로바이크, 앤트그룹, CATL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초기 투자금은 30억위안(약 5712억원)을 웃돈다.
헬로바이크는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핵심 R&D 팀을 구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모델과 자율주행 전문가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헬로바이크는 새로운 합작법인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투자를 받은 헬로바이크는 2016년 설립돼 중국 내 등록 사용자가 8억명을 넘어 메이퇀과 공유자전거 1,2위를 다투는 업체로 성장했다. 공유자전거로 시작해 현재 승차 공유, 택시 등 이륜과 사륜 모빌리티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464억㎞ 이상을 기록했으며, 카풀 서비스를 통해 완료된 승차 요청은 25억건이 넘는다.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앱인 알리페이와 연동돼 편리한 사용이 강점이다.
합작법인으로 참여한 앤트그룹은 금융 서비스 기반 AI 기술과 보안·프라이버시 역량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CATL도 세계 1위 배터리 제조 역량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스케이트보드 섀시’ 기술을 최근 내놓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 차체, 자율주행 모듈을 통합하는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앞서 지난해 말 상하이자동차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IM모터스가 도로에서 L4급 자율주행이 가능한 테스트 면허를 획득하는 등 로보택시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IM모터스는 올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나설 전망이다.
헬로바이크, 앤트그룹을 거느리고 있는 알리바바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로보택시 사업에 한 발 더 다가서며 자율주행 시대를 앞둔 중국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 빅테크 바이두는 2013년에 자율주행 부문인 ‘아폴로 고’(Apollo Go)의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2021년에 공식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폴로 고는 현재 중국 베이징, 상하이, 우한, 광저우, 선전 등 중국 내 11개 주요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해 5월 현재 아폴로 고는 전 세계 15개 도시에 배치된 1000대 이상의 완전 무인 차량으로 1100만건 이상의 승차를 제공했다.
차량 호출 플랫폼인 디디추싱도 자율주행에 투자해 2019년 8월 자율주행 부서를 개별 회사로 승격시켰다.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허페이, 광저우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반도로 자율주행차 시험 허가를 받았다.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상하이 정부에서 발급한 최초의 지능형 커넥티드카 시범 운행 허가도 받았다. 디디추싱은 디디바이크라는 공유자전거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어 헬로바이크와 경쟁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능형 모빌리티와 도시 자동화를 추진함에 따라 로보택시 분야에 신규 업체들이 진출하는 것은 교통의 미래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로보택시 시장은 2025년 5400만 달러에서 2030년 120억달러로 성장하고, 2035년에는 47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96%를 넘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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