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중기중앙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종사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취약한 지불능력은 고려되지 않고 꾸준히 올랐고 이미 경쟁국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른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숙원 사업으로 여겨졌던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1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된 데 따른 불만도 나왔다. 이들은 "사용자위원들이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어려운 일부 업종에 대해 구분 적용할 것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돼 실망감이 크다"며 "내년도 위원회에서는 관련 조사 등을 실시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절박한 호소도 이어졌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오는 26일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경영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시급 1만 30원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노동계는 올해보다 14.7% 오른 1만 15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발표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는 "폐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하고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 지급액도 올해 5월까지 같은 기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IMF, 코로나 대보다 더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결코 엄살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워지면 일자리에도 문제가 발생한다"며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동결 수준의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학순 신동묘삼계탕 대표는 “우리처럼 작은 식당은 인건비가 오르면 더는 버티지 못한다. 폐업에 들어가는 돈이 부담돼 아무것도 못 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이 많다”면서 “최저임금 올리는 게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다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주승 오피스디포 관악동작점 대표는 "시급 외에도 주휴수당과 퇴직금, 4대 보험 등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인건비 항목이 많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그 비용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곽인학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경영 여건과 노동생산성 개선 없이 인건비만 계속 오르면 연구·개발(R&D)과 같이 미래를 위한 투자는 물 건너간다”고 비판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동결 수준의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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