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년 반 만에 3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이번주 증시에 대한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 증시가 단기간에 일부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미 통상협의 등 굵직굵직한 대외적 이벤트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27.22포인트(4.40%) 오른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000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월 3일(장중)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1년 12월 9일(3029.57) 이후 최고치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상법 개정안 등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단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4일 이 대통령 취임 후 13일을 제외하면 연일 상승 마감하며 취임 16일 만에 3000선을 뚫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가 연장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상승 동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온 만큼 증시가 숨고르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며 “급등 업종·종목을 중심으로는 차익실현 압력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종목으로는 원자력, 조선, 방산주 등을 꼽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그간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형성하는 국면에서도 조정이 발생해 왔다”며 “고점 대비 평균 -10% 정도의 지수 조정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계속됨에 따라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의가 이번주 미국에서 열린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철강·자동차 등 품목 관세와 한국에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면제·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이미 25%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대비 30% 넘게 급감하는 등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하면서 지정학적 위기도 커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이란 공격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무회의 제 2차 추경안 의결에 따른 잉여 유동성 확대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훈풍을 가져올 수 있는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대미 무역협상 결과와 중동에서 발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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