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해외 비핵심 계열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강판 생산회사와 건설 관련 베트남 자회사에 대한 매각이 진행 중이다. 해외 저수익 사업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국 철강 자회사인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지분 100%를 광둥 WCAN 자성재료 유한회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달 30일 딜 클로징 예정으로 매각 대금은 400억 원 초중반대 인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동부 지역에서 포스코 제품을 생산·공급해왔다. 주력 생산품은 전기강판 가공과 모터 부품 등이다.
포스코는 중국 철강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 상태로, 현지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이 불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 건설)도 베트남 자회사에 대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일캐스팅이 뽑혀 구체적인 인수협상(M&A)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서일캐스팅은 부산의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 기업이다. 포스코이앤씨 베트남은 베트남 현지에서 다양한 철강 구조물과 플랜트 등 종합 건설 프로젝트 등을 수행해왔다. 매각 금액은 170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이앤씨 베트남은 포스코건설이 70%, 현지 국영 기업 릴라마(Lilama)가 30%를 출자해 1995년 만들었다. 2010년에는 포스코가 리라마의 지분 30%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완전 자본 잠식에 빠지는 등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불필요한 자산 120여개를 내년까지 정리해 2조 6000억 원을 확보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매각 대금은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배터리 소재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미 목표의 40%가 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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