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만 했던 업무를 대체하는 ‘버티컬 AI’(특정 분야 특화 AI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비용 절감은 물론,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최근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AI에 대한 투자와 지원 확대를 약속한 만큼, 버티컬 AI 서비스 시장도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AI로 비전문가 디자인 문턱 낮춰
21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전문가의 몫으로 여겨졌던 디자인 분야에도 AI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비전문가도 전문가 수준의 다지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미리캔버스’가 대표적이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 맞춤형 AI 디자인 기술을 통해 디자인 진입 장벽을 낮추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용자까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올해 초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 디자인 특화 AI 기능 ‘미리클’은 프레젠테이션, 이미지 생성·편집, 라이팅 등을 제공해 누구나 손쉽게 고퀄리티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물 묘사나 배경 제거 등 세밀한 표현력은 글로벌 AI 디자인 플랫폼이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높은 정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사용자의 작업 맥락과 선호하는디자인 분위기를 인식해 가장 적합한 이미지나 소스를 자동 추천하는 신규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리캔버스를 운영하는 미리디는 지난해 매출액 780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는 현지화된 다양한 템플릿과 AI 기능 미리클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사업자 위한 24시간 세무·제무 비서 등장
국내 최초로 재무·세무 분야에 특화된 혜움의 ‘알프레드’도 대표적인 버티컬 AI 서비스 중 하나다. 알프레드는 24시간 재무·세무·노무 관련 질의응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각종 세금 및 사업 관련 서류 발급과 세금 납부 및 신고 연계, 사업 조건 맞춤 환급금 추천 등을 제공한다.
혜움은 알프레드를 단순한 업무 대행이 아니라 ‘AI 비서’ 개념을 접목, 문제 해결형 서비스로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을 자체 개발했으며, 카카오톡 전문가 상담 서비스에서 수집한 2200만 건 이상의 자연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LLM(거대 언어 모델)을 고도화했다.
혜움은 해당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에이전틱 AI(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서비스)’ 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를 통해 LAM(대규모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적인 판단과 실행 능력을 갖춘 AI로 사용자의 의사결정까지 돕는 것이 목표다.
AI로 계약관리·법률자문 서비스도 제공
반복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법률 분야에서도 AI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리걸AI 솔루션 '앨리비'를 운영하는 ‘BHSN’은 자체 개발한 법률 특화 언어모델(리걸 LLM)을 선보이고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리걸 LLM은 △계약 통합 관리 시스템 ‘계약관리솔루션(CLM)’ △법률 자문·송무 통합 관리 기능 ‘기업법무솔루션(ELM)’ △법률·비즈니스 리서치 지원 기능 ‘비즈니스 에이전트 솔루션’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앨리비는 CJ제일제당, 애경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법무팀은 물론 HR, 영업, 재무 부서에도 도입돼 계약서 리뷰 시간을 평균 67% 이상 단축, IT·제약·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BHSN은 일본 리걸테크 기업과의 기술 협업을 통해 일본어 버전 앨리비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리걸AI의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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