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가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광주 공장을 재건하지 않고 매각해 전라남도 함평군에 신공장을 짓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광주공장 매각을 위한 부지 용도 변경에 부정적이던 광주광역시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공장 이전 계획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어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19일 “광주광역시가 최근 금호타이어에 주민 보상 등 피해 복구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출하면 공장을 이전할 수 있게 지원단을 꾸려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광역시 방침에 따라 이르면 내달 초 화재 지역 복구 계획과 주민 보상, 이전 계획 등을 시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화재 복구 및 주민보상, 이전계획이 제출되면 금호타이어와 광주시가 광주 공장 재가동이 아닌 공장 이전 협의를 본격화하게 된다.
금호타이어가 2019년 10월 함평 빛그린산업단지 내 부지(50만㎡·1161억원) 매입 계약을 체결하며 추진했던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광주시가 “가동 중인 공장은 용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는데 화재 이후 이전 계획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광주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지역 경제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재 복구와 피해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연구원은 이번 화재로 지역 연간 생산액이 4500억 원, 부가가치는 1551억원 감소하고, 취업자수는 2218명이 줄어 실질 경제성장률이 0.32%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화재 지역 복구 사업과 주민 지원 등이 이뤄지면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은 줄어들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보험사의 화재 피해 보상액(5000억 원)과 광주공장 부지 매각을 통해 함평 신공장 건설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2019년 광주 공장 부지가 공업용지에서 상업 용지로 변경되면 경제적 가치가 1조 9400억 원에 이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업계에선 최근 시세를 기준으로 부지매각 대금이 약 1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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