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저출생·고령화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가 일본의 주요 금융사의 사례를 참고해 글로벌 수익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18일 '일본 경제 대전환' 도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금융사의 밸류업 성공 핵심은 글로벌 사업"이라며 "국내 금융지주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3대 금융그룹(MUFG·SMFG·미즈호)의 연간 총 영업이익은 2006년 6조 8000억 엔에서 2023년 6조 엔으로 11%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영업이익은 1조 2000억 엔에서 6조 1000억 엔으로 약 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서 50%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9년 이들을 중심으로 메가뱅크(대형 은행) 체제가 정립되면서 동남아시아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 인수에 주력했다. 이후에는 동남아와 미국 기업 투자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비은행·핀테크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소장은 "일본의 메가뱅크는 해외 손익 목표를 30%를 설정하고 사업을 펼쳤고 현재는 비중 5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은 미리 가본 우리나라의 모습으로 벤치마크할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연구소는 부동산금융 생태계(J리츠·디벨로퍼)의 자기자본 확대 전략, 도쿄 도신 재개발 성공 사례를 통해 한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개선 방향과 프로젝트 리츠 도입 가능성을 조명했다. 박 소장은 "'일본 경제 대전환'은 단순한 일본 사례의 나열이 아닌 우리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해답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책이 한국경제와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시니어 고객 특화 금융상품 및 전용 콘텐츠 개발 등 시니어 통합 서비스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은행·증권·운용 등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신성장 기업 발굴 및 지원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고령자·유병자 대상 상품개발과 돌봄·노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령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완하고, 보험금 청구권 신탁상품으로 유가족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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