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 시공 능력 평가 8위에 이름을 올렸던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 전반의 공사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내고 롯데건설의 신용 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 내려 잡았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기존 ‘A+(부정적)’이었던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관련 유동성 위험을 아직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양극화에 따라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 불안을 키우고 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롯데건설이 공급 예정인 분양 사업장의 경우 수도권 외 지방 비중이 61.8%로 높은 수준이다.
권준성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대구 본동, 광주 중앙공원 등 일부 지방 소재 진행사업장의 미분양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별 분양 경기 양극화로 지방 소재 사업장의 불확실성이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주택 부문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은 롯데건설은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향후 공사비 회수 지연, 재고자산 부담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있는 PF 우발채무도 문제다. 올 3월말 기준 도급사업 PF 우발채무는 3조 1000억 원 수준으로 2022년 말 5조 7000억 원 대비 상당 수준 감소했으나 여전히 롯데건설의 현금흐름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김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롯데건설은 본 PF 전환과 분양 수익을 통한 상환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PF 우발채무를 2조 원 중반대로 축소할 계획이나 부동산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착공 전환과 이미 완료된 공사의 대금 회수 여부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는 향후 롯데건설의 실적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장의 분양 및 입주 실적을 지켜보며 수익 창출력 개선 여부를 들여다 보겠다는 설명이다. 김현 수석연구원은 “원가 상승기인 2021~2022년 착공한 대형 프로젝트들의 원가 부담이 이어지며 올해 연간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신규 프로젝트 매출 반영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수익성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롯데건설의 재무 부담이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기평은 롯데건설이 둔촌주공, 청담삼익, 잠실미성크로바 등 운전자본부담의 요인이 된 프로젝트들의 연내 준공과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즈음에는 롯데건설이 공사 미수금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