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건전성 자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20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새 지급여력제도인 킥스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까지 겹치면서 건전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말 국내 19개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197.9%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말(206.7%)보다 8.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3개월 사이 킥스 비율이 12.7%포인트 떨어져 190.7%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같은 기간 3.4%포인트 하락한 207.6%로 조사됐다.
국내 보험사 킥스 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킥스 제도가 도입된 2023년 이후 처음이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것을 뜻한다.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이번에 킥스 비율이 떨어진 것은 가용자본보다 요구자본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보험금 지급 부담을 나타내는 요구자본은 올해 3월 말 기준 126조 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말보다 5조 9000억 원 늘었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따라 장해·질병위험액이 3조 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자산·부채 간 만기 불일치까지 겹치면서 금리 위험액이 1조 7000억 원 늘어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보유 자산보다 보험부채의 만기가 더 긴 편이라 금리 하락기에 재무 부담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금리 하락은 가용자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시장금리 내림세와 할인율 현실화로 가용자본 확대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업 전반이 흑자를 본 데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겹쳤던 영향에 가용자본 자체는 전 분기말보다 1조 3000억 원 늘어난 249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기조 지속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 하락에 대비한 자산·부채 종합 관리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이 미흡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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