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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490억 CB 만기 연장 합의 어려운 이유는

에이티넘·카카오·인라이트 입장 달라

삼성證, 개인고객 자금도 대거 투입

CB 연장 산넘어 산…회생절차 가능성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왓챠’가 2021년 발행한 전환사채(CB) 만기 상환에 실패하면서 반년 이상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왓챠는 CB(전환사채)를 인수한 다수의 투자자와 만기 연장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나, 주주와 채권자로서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탓에 조속한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감서보고서를 제출한 결과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감사의견 거절은 통상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이 있을 때 내려지는 조치다. 감사인은 감사의견 거절의 주요 이유로 지난해 11월 도래한 490억 원 규모 CB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만기 연장이 체결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현재 왓챠는 CB 만기 이후에도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은 탓에 향후 상환해야 할 자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채무 불이행 시 15%의 지연이자가 부과되는 패널티가 작동 중인 만큼, 왓챠로서는 CB 만기 연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연장 협의가 무산되면 결국 법원 주도의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2021년 10월과 11월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카카오벤처스, 두나무, 인라이트벤처스 등을 대상으로 약 490억 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인라이트벤처스의 인수 규모는 400억 원 수준에 육박, 해당 CB의 대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인라이트벤처스가 왓챠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 자금 대부분은 삼성증권(016360)이 모은 개인투자자들이 댔다. 사실상 인라이트벤처스는 해당 왓챠 CB에 대한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해 삼성증권과 협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단순히 투자 금액만 놓고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CB를 인수한 에이티넘과 카카오벤처스, 두나무는 만기 연장에 따른 손실이 제한적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인라이트벤처스와 삼성증권은 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눈치도 봐야하는 상황이라 펀드 만기 연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또 투자자들 각각은 왓챠와의 관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에이티넘과 카카오벤처스는 왓챠 설립 초기부터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온 만큼, 채권자보다는 주주로서의 지위가 크다. 해당 CB 투자를 통해 왓챠와 인연을 맺은 인라이트벤처스와 삼성증권은 주주보다는 채권자에 가깝다.

이에 에이티넘과 카카오벤처스는 왓챠가 CB 상환을 못 함으로써 각종 소송과 압류 나아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면, 주주로서의 거의 대부분의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반면, 인라이트벤처스와 삼성증권은 등은 회생 절차 이후부터는 채권자로서 주주보다 높은 지위를 갖는다. 채권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회사의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자산 유동화 등도 즉각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자금의 일부를 변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또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회생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채권자들이 바라는 방법의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누구 하나가 권리를 포기해야만 해결될 문제"라면서 "왓챠의 주주와 채권자의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CB 만기 연장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왓챠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논의를 지속하여 CB 연장을 해결하고,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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