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 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AI 활용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에서도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 부지기수인데다,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기업도 많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13일 연구개발 조직 보유 기업 147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AI 활용 현황 및 실태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산기협이 연구소·전담부서를 보유한 기업 1479개사(대·중견 47개사, 중소 143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6.9%는 ‘업무 수행에 있어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서비스업(89.7%)이 제조업(70.7%)보다 AI 도입의 필요성을 더 크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필요성을 절감하는데 반해 실제 AI를 활용하는 기업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47개 대·중견 기업 중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개사에 불과했으며, 일부라도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4개사에 그쳤다. 전체 응답 기업 중 실제로 AI를 업무에 일부라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45.6%에 불과했으며, 31.9%는 도입을 검토 중이었다.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 기업도 22.5%에 달했다.
AI를 이미 활용하는 기업 중 71.7%는 투자 대비 효과(ROI)를 높게 평가했고, ‘업무 시간 단축’(23.4%)과 ‘기존제품 및 서비스 개선’(17.9%)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고 응답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반면 AI를 아직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AI 기술 적용을 위한 사전 준비 부족’(26.5%), ‘조직 내 AI 활용 역량 부족’(24.2%), ‘AI 도입 비용 부담’(21.3%)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이들 기업의 75.7%는 향후 1년 이내 AI 도입을 위한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AI를 도입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를 ‘기존 인력의 AI 역량 강화(46.9%)’라고 응답했다. 이를 위해서는 ‘AI 교육 및 훈련 비용 지원(32.5%)’ ‘AI 기술 관련 실습 환경 지원(23.3%)’ ‘맞춤형 AI 교육 프로그램 제공(19.8%)’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시행 중인 AI 관련 정부 지원 제도를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0%도 되지 않았다. 응답 기업의 92.2%는 지원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렵거나, 필요로 하는 지원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관련 제도를 이용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계 AI 도입 확산을 위해 필요한 정부지원으로는 ‘AI 기술도입을 위한 자금지원 확대(29.3%)’ ‘AI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지원(17.0%)’ ‘AI 기술 도입 기업을 위한 컨설팅 및 기술지원 강화(16.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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