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실직 후에 새 일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는 실업자들이 3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는 6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8000건으로, 한 주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월 25∼31일 주간 195만6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5만4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의 증가는 실업 후 새 일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실업률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실물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고용시장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고율 관세에 따른 경기 및 고용 냉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주간 통계에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국의 기업들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달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국 PPI는 전년보다 2.6% 올라 전월 2.4%보다 상승폭이 커졌으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직전월 변동률 -0.5%에서 상승 전환했고 시장 전망치 0.2%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2.7% 올라 전월 2.9%보다 둔화했다. 시장 전망치 3.0%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를 기록해 전월(-0.4%) 보다 오름폭이 커졌으며 전망치(0.3%) 보다 낮았다.
월가에서는 전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데 이어 PPI도 전망치를 넘지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관망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는 “이틀 연속으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돼 연준이 관망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는 한 연준은 연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관세 정책의 영향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PI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아주 좋은 수치”라며 “연준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울트라컷’을 요구했다. J D 밴스 부통령도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배임’이라며 연준을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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