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행에도 불구하고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려했던 것만큼 높아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4월 상승률(2.3%)보다는 다소 오른 수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4월 수준을 유지했고, 전문가 전망(2.9%)을 밑돌았다.
물가지수의 최근 변화를 좀 더 잘 드러내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 모두 0.1%를 나타내 전문가 전망(대표지수 0.2%·근원지수 0.3%)을 각각 밑돌았다.
관세가 소비자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이 적어도 5월까지는 제한적임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이 5월 들어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관세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직면하는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지속해서 경고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이라며 전 세계 무역파트너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0%의 기본관세가 4월 5일 발효됐고, 국가별 개별 추가 관세는 당시 중국을 제외하고 90일간 유예됐다. 이어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12일 90일간 관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합의하고, 관세 협상을 지속해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변경을 지속해온 가운데 5월 물가 지표에는 관세 정책의 초기 영향만 제한적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하며, 관세가 가격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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