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경제·기술 분야를 선도해온 국가인 만큼 가상자산 산업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1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래플스시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에이펙스(APEX) 2025’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국은 새 정부 출범으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비롯해 가상자산 규제가 한층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플은 세계 시가총액 4위 가상자산인 엑스알피(XRP)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인프라인 XRP 레저(XRPL)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APEX는 리플이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전 세계 개발자·기업·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XRPL 기술 발전의 최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이달 10~12일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가상자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개인투자자의 높은 참여와 관심 덕분에 이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실질적 활용 사례를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 세계 거래소에 보관된 XRP 물량의 상당 부분이 한국과 일본에 집중돼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은 업비트 한 곳만으로도 글로벌 XRP 거래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간담회에서는 한국과의 협력 사례도 소개됐다. 갈링하우스 CEO는 “한국의 커스터디 기업 비댁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XRP와 기타 가상자산을 위한 커스터디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플은 고려대·연세대와 산학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발행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도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갈링하우스 CEO는 기조연설에서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90~95%가 미국 달러 기반이지만 다른 국가들도 자국 통화의 지위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을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분야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업 재무 운영 방식 역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에스디씨(USDC) 발행사인 서클의 기업공개(IPO)가 흥행한 것을 두고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법인 지니어스(GENIUS)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긍정적인 일”이라며 “리플 역시 최근 인수한 금융 인프라 기업 히든로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플은 지난해 12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출시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세션이 진행돼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카밀라 니그마툴리나 옥스퍼드대 연구원의 ‘디지털 머니: 스테이블코인의 진화-암호화폐 세계와 전통 금융의 연결’ 세션에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발전과 전통적인 금융 조직에서의 역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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