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BGF로지스 검단물류센터. 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에는 출입구부터 작업장, 천장에 이르기까지 폐쇄회로(CC)TV가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히 설치돼 있었다. 보안기업 에스원이 설치한 물류센터 특화 보안 CCTV로, 총 140대 CCTV가 365일 24시간 가동되며 물류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품 분실 및 오분류, 화재 사고 등을 항시 감시하고 있었다.
물품 운반 컨베이어 벨트에도 CCTV가 부착돼 있었다. CCTV는 작업자가 상품 송장번호가 인쇄된 바코드를 스캔하는 순간을 포착해 영상을 자동으로 데이터화한다. 800만 화소의 카메라는 정밀한 촬영과 고압축 전송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 내에서 상품이 분실되거나 오분류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직원들이 송장번호로 해당 상품 영상을 찾아보고 이동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검단물류센터는 일일 물동량이 2.5톤 트럭 80대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 체계적인 물류 관리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한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편의점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센터는 더욱 바빠졌다. 이에 BGF로지스 측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23년 6월 에스원의 물류센터 특화 보안 솔루션을 도입했다.
최재권 BGF로지스 검단물류센터 센터장은 “예전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CCTV를 일일이 돌려봐야 해 영상을 하나 찾는데 30분 넘게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는 1분 이내에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BGF로지스는 에스원의 보안 솔루션을 전국센터에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에는 물류추적 시스템 뿐만 아니라 AI 기반의 지능형 CCTV를 활용한 화재 감시 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물류센터 천장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가 좌우상하 주야간 실시간으로 감시해 불꽃과 연기를 탐지한다. 연기나 불꽃이 감지 되면 관제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돼 ‘화재 감시’라는 알림을 관리자에게 자동 전달하는 식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과거 CCTV가 단순히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지능형 CCTV는 사고 발생을 신속하게 전파하고 대응방안까지 관리자에게 안내해준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빠른 배송 등의 증가에 따라 물류 보안 솔루션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 산업이 커지면서 물품 관리 부실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도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물류 과정에서 발생한 분실 및 오배송으로 인한 연간 손실 규모가 약 5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물류센터 안전 보안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달에도 경기 이천의 한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서 추산 100억 원대의 재산 피해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는데다 단기 근로자가 많아 안전관리에 취약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화재 뿐 아니라 현장 작업자의 실족, 쓰러짐, 안전장비 미착용 등 산업재해까지 고려하면 물류센터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