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 호조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300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하고 연내 30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개인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올 4월 17일부터 전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 323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국내 상장 ETF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2위 ‘TIGER 미국S&P500’ ETF와의 격차는 3배 이상에 달했다. 개인들은 아울러 코스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 ETF는 42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선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증시 활성화 대책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8일 코스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ETF 2종을 4100만 원가량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할 수출 업종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우려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올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엄밀히 말해 지난 1개월여 동안 한국 주식시장이 상승했던 이유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대감 단 한 가지”라며 “대선 이후 실적 장세로 전환됐을 때의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책 기대 관련 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부족한 탓에 외생 변수에 의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선별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대표적으로 화장품·방산 업종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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