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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이 끝 아니었다…AI가 맞춤형 재활 돕는다[메디컬 인사이드]

■ 최선종 남양주백병원 대표원장

디스크 등 척추질환 평균 진단연령 낮아지는 추세

재활 등 수술 이후 관리 중요한데 보행교정 어려워

AI 기반 보행분석 도입…맞춤형 재활·운동 처방도

남양주백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오른쪽)가 물리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인공지능(AI) 보행분석 솔루션을 활용한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남양주백병원




"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니 다 괜찮아질 줄 알았죠. 그런데 진짜 힘든 건 수술 이후부터였습니다."

김 모(48·남)씨는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요추 및 기타 추간판장애'로 진단돼 올 3월 추간판 제거술을 받았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은 척추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해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동시에 척추의 운동중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추간판장애는 디스크에 손상 또는 변형이 생겨 각종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다.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부풀어 오르면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추간판 팽윤'은 비교적 초기 단계다. 수핵이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추간판 돌출→추간판 탈출→추간판 박리'로 나뉜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김씨는 1년 여 전부터 증상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앉아있다가 허리를 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고 몇 달 전부턴 오래 앉아있거나 허리를 숙일 때 허리 통증과 함께 오른쪽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인근 병원에서 몇 차례 주사와 시술적 치료를 받아도 낫질 않자 고심 끝에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수술 후였다 허리통증과 저림 증상은 많이 좋아졌는데 걸음걸이가 예전대로 돌아오지 않았던 것. 김씨는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했다"며 "걷는 와중에도 내 몸이 삐뚤어져 있는 게 느껴지니 되려 운동을 하다 더 나빠지진 않을까 막막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 잘못된 자세·보행으로 망가진 몸…잘못된 대처로 질환 악화 ‘악순환’


최선종 남양주백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김 씨에게 보행검사를 권했다. 통증으로 인해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로 걸은 탓인지 오른쪽 다리가 유독 약해져 있었다. 최 원장은 "잘못된 보행은 발 구조 기형은 물론 장애나 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보행장애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이지만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더욱 잘못된 자세와 보행을 만들고 질환이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가운 소식은 보행 패턴의 변화를 정확하게 수치화하면 더욱 효과적인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반신반의하던 김씨는 웨어러블 스마트인솔(깔창)이 장착된 실내화를 신고 5m 남짓 길이의 매트 위를 걸은 뒤 자신의 보행 속도와 보폭, 좌우 균형 및 압력 중심 이동, 신경근육관절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받았다. 물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정확히 어느 부위가 문제인지를 수치로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허리에 부담 없이 척추건강에 도움되는 근육을 자극시킬 수 있는 자세를 배웠다. 자연스레 걸음걸이가 바뀌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1~2회 꼴로 짬을 내 물리치료와 함께 남양주백병원이 독자 개발한 보행 훈련 8회차 세션을 마쳤다. 김씨는 "건강하고 좋은 보행을 몸에 익히니 척추가 펴지면서 키가 커지고 양쪽 하지 근력의 균형이 좋아졌다. 덩달아 양쪽 어깨 높이 차이가 줄어들고 거북목도 한결 나아졌다"며 "주위 말만 듣고 제가 지레 겁을 먹었는데 그동안 왜 참았나 싶다"고 웃어보였다.

◇ 고령화로 평균수명 느는데…척추질환 진단연령은 낮아지는 추세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척추질환의 평균 진단 연령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척추질환 환자는 전체 인구의 22.0% 수준인 총 113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척추질환자 비율이 2011년(19.3%)보다 2.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평균 진단 연령은 꾸준히 낮아져 2012년 41.8세에서 2021년엔 36.9세까지 내려왔다. 2021년 기준 신규 환자 118만 명의 약 40%인 47만 명이 20∼30대였다. 첫 진단 후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평균 수술 연령은 10년새 오히려 5.4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수술적 치료 못지 않게 재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인 생활습관, 자세 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수술 과정에서 주변 조직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근육, 인대, 뼈, 신경 등 신체 내부를 강화시키는 것이 재활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AI 기반 보행분석 기술로 정확하게 평가…환자 맞춤형 재활·운동 처방


최근 학계에서는 보행 데이터를 통해 퇴행성 질환과 신경계 이상, 인지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예측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양주백병원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인공지능(AI) 기반 보행분석 솔루션 ‘뉴로게이트’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를 토대로 척추질환, 뇌졸중 후유증, 근육 약화로 인해 보행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위한 '도도당당 걷기'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해 재활운동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솔티드가 개발한 뉴로게이트는 의료기기용 스마트 인솔을 활용한 디지털 보행 분석 장비다. 족저압(foot pressure)을 기반으로 보행, 균형, 하지근력 등을 실시간 정밀 측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등급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기존 보행 분석 장비 대비 98% 수준의 분석 정확도를 입증하고 공간과 비용의 장벽을 낮춘 덕분에 진료 현장의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선종 남양주백병원 대표원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정상 보행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척추관절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병원 뿐 아니라 국립재활원, 세브란스병원, 부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등 대형병원 급에도 10곳 이상 도입됐다. 최 원장은 “뉴로게이트 시스템과 도도당당 걷기 프로그램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재활 솔루션을 더욱 정교화할 계획"이라며 "초고령화에 대비해 AI 등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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