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700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인디게임사 슈퍼패스트가 벤처투자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투자를 통해 자본 이익을 거두는 것은 물론 스타트업들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슈퍼패스트는 최근 자회사 매각을 통해 수천억 원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활발한 투자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캐줄 게임 강자 111퍼센트의 모회사인 슈퍼패스트는 최근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슈퍼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당분간은 외부 투자 전문가를 영입 없이 김강안 111퍼센트 창업자이자 대표가 직접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투자 실무도 기존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꾸려간다는 방침이다..
슈퍼패스트는 '운빨존많겜'·'랜덤다이스' 등 여러 히트 게임을 개발한 캐주얼 게임 전문 회사 111퍼센트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다. 111퍼센트는 지난해 매출액 1058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했다. 김강안 대표가 슈퍼패스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개인 소유 회사로 볼 수 있다.
슈퍼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금융업 등 벤처투자 관련 라이선스 취득은 당분간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정 기간 동안은 일반 법인 자격으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111퍼센트 관계자는 “향후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도 검토할 수는 있지만, 아직 계획은 없다”며 “일반 법인 형태만으로도 활발한 투자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슈퍼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펀드 결성보다는 자체 자금을 활용한 투자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슈퍼패스트가 2024년 말 기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약 650억 원 수준이다. 또 올해 초 자회사인 슈퍼센트를 약 1800억 원에 매각해 2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 여력을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여러 게임사가 벤처캐피털(VC)를 설립해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해 왔다. 기존 게임사 계열 주요 VC로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크릿벤처스(컴투스(078340)), 데브시스터즈(194480)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조이시티(067000)) 등이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몰로코, 에이블리 등 다수의 유니콘을 발굴한 것은 물론 운용 자산 규모도 1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대형 VC로 성장했다. 크릿벤처스는 국내 벤처투자 업계에서 블록체인 분야 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며, 퓨리오사AI에 성장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벤처스는 펄어비스를 초기에 발굴해 글로벌 게임사로의 성장을 도왔다.
김강안 슈퍼패스트 대표는 "유망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우리의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슈퍼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면서 "향후 게임은 물론 미래 신기술 분야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