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에나그룹이 애경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중부컨트리클럽(CC)을 품게 됐다. 시장 예상 이상의 높은 인기 속에 인수전이 치뤄지면서 홀당 110억 원이 넘는 약 2300억 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더시에나그룹을 중부CC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중부CC 인수전에는 금호석유화학 자회사인 금호리조트를 비롯해 이수그룹 등 다수 전략적투자자(SI)가 참여했다. 지난달 예비입찰부터 열기를 띠었던 경쟁은 이달 진행된 본입찰까지 이어졌다. 더시에나그룹은 홀당 110억 원 이상, 총액 2300억 원을 써내며 우협 지위를 얻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더시에나그룹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리조트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최근 수도권 골프장을 확보하며 사업 영토를 확장 중이다. 더시에나그룹은 호텔, 리조트, 골프, 주택건축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제주 서귀포에 5성급 토스카나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올 6월에는 더 시에나 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재 더시에나그룹이 보유한 골프장은 제주의 ‘더 시에나 컨트리클럽’으로 1962년 개장한 제주 1호 골프장이다. 올 4월 경기 여주 세라지오GC 소유권을 스톤브릿지자산운용으로부터 이전받기도 했다. 이는 골프장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부CC 인수전에는 다수 대기업이 뛰어들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진지하게 인수를 검토한 기업이 수십 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본입찰에는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포함됐다. 그러나 빠른 거래를 원하는 애경그룹의 요청에 따라 SI가 우선 대상자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중부CC 인수전이 흥행에 성공한 주된 요인은 수도권 내 우수한 입지의 명문 구장이 모처럼 매물로 나와서다. 서울 근교에 새로운 골프장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십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 확보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개발 대비 낮은 수익성, 제도적 장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규 공급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부CC는 입지 및 코스가 훌륭해 명문 골프장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삼정KPMG는 최근 골프장 매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내 골프장 매물 포화로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중부CC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매각 측의 눈높이를 맞췄다. 서광덕 삼정KPMG 전무(골프장 자문팀) 주도하에 대기업 등 다수 SI와 FI를 입찰에 참여시키며 골프장 매각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사우스프링스 인수 자문, 태안 골든베이 매각 자문, 동양생명 파인크리크 관리 처분 컨설팅 등에 참여했다. 2020년에는 파가니카CC 매각을 자문해 강원 지역 최고가인 홀당 50억 원에 매각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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