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반도체 생산을 위한 가스를 제조 공급하는 SK에어플러스가 가스 제조 설비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글로벌 인프라 전문 운용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유력한 투자 후보로 알려졌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인 SK에어플러스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는 용인, 청주 등 가스 제조 설비 매각을 위해 브룩필드자산운용,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협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필드가 SK에어플러스에 우호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거래는 특정한 매각주관사 없이 PwC삼일회계법인이 실무를 맡았다. 삼일회계법인은 SK에코플랜트의 환경자회사, 해상풍력부품 제조사 매각도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이 아니라 브룩필드가 SK에어플러스의 자산에 투자하고 운영은 현재대로 SK에어플러스가 맡는 방식”이라며 “이르면 7월에 매각 협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에어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 SK에코플랜트에 편입 계획이 알려질때부터 주요 사모펀드(PEF)들의 인수 의향이 쇄도했다. MBK파트너스도 한때 검토했으나 지금은 전면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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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에서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을 확장하면서 최대 10조원 규모로 상장을 추진했으나 업황 부진으로 환경사업을 사실상 철수하고 안정적인 반도체 관련 계열사를 편입시켰다. SK에어플러스는 울산을 본점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공정의 필수재인 질소와 산소, 아르곤을 제조 공급하고 있다. 2023년 SK머티리얼즈리뉴텍을 흡수합병해 초고순도 탄산가스의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매출액은 2021년 1643억원에서 2024년 3233억 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8억 원에서 910억 원으로 상승했다. 자산 규모는 8928억 원에서 7299억 원으로 감소했다.
산업용 가스는 대규모 장치 사업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대형 PEF의 투자 관심 대상이다. 다만 최근에 매각을 추진중인 DIG에어가스 등은 최대 5조원에 달하는 높은 희망가로 매각 절차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SK에어플러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SK그룹은 현재 (주)SK주도로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장비 기업인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상장 작업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서다.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폐기물 매립 자회사인 리뉴원의 매각도 추진중이다. KKR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경쟁을 하고 있으며 KKR은 1조 5000억 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약 1조 4000억 원 가량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해상풍력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 매각도 검토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HD현대나 한화오션 등은 상대적으로 인수 의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어플러스 관계자는 “신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자산을 활용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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