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과도한 불안에 휩싸이거나 지나치게 안일한 판단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난 데 따라 국내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코로나19에 대해 과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안심해서도 안 된다"며 "이제는 한 해 한두 차례 정도 유행하는 독감과 유사하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처럼 올여름에도 코로나19 유행이 있을 수 있으니 주변에 환자가 보이면 예방 수칙을 잘 지켜달라"면서도 "65세 이상이거나, 암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면역저하자는 일반인보다 더 크게 위험을 인식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라고도 전했다.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생후 6개월 이상의 면역저하자 및 감염 취약 시설 입원·입소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다음 달 30일까지 무료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고 대변인은 "백신 접종은 감염과 중증으로의 악화를 예방하는 두 가지 효과를 낸다"며 "이미 접종한 분들도 의료진과 (추가 접종 여부를) 다시 상의하고, 아직 미접종 상태라면 이제라도 백신을 맞아달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수는 아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주변국에서 유행이 벌어지는 만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11~17일) 국내 병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221곳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0명으로 전주(146명) 대비 감소하는 등 최근 4주간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유사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 기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8.6%로 전주(2.8%) 대비 소폭(5.8%포인트) 상승했고, 하수 감시에서도 바이러스 농도가 전주 대비 소폭(3.6%포인트)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대만, 홍콩, 태국, 중국 등에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11~17일에 977명이 확진됐고, 대만에서는 전주 대비 91.3% 증가한 1만 9097명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방문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8주 차(4월 27~5월 3일) 1만4200명으로 전주보다 27.9% 늘었다. 중국도 코로나19 양성률이 지속 증가 중이다. 다만 미국, 영국, 일본은 올해 양성률 약 5% 미만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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