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기 침체에 최근 일주일 새 결제나 주문이 발생하지 않은 커피 음료점(카페)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이나 기타 도소매점도 결제가 완전히 끊기는 비중은 줄고 있는데 카페만 나 홀로 증가세다. 시장에서는 커피 음료점의 실제 업황이 최악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토스에 따르면 토스플레이스 결제 단말기의 지난달 카페 업종의 비활성화율은 19.0%로 전년 대비 3.41%포인트 상승했다.
비활성화율은 최근 7일 이내 결제와 주문이 없는 경우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단말기 비활성화율 데이터가 폐업 통계보다 더 유용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시간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데다가 사실상 장사를 접었음에도 폐업 신고를 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는 약 13만 5000대가 보급돼 있다. 점유율은 약 10%로 소상공인의 업황을 간접 추정하기에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토스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단말기 비활성화율이 큰 틀에서 올라가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의 경우 평년과 비교해 많게는 1.5배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페 업종의 경우 다른 업태와 비교해도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유사 업종인 음식점의 지난달 단말기 비활성화율은 19.5%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뷰티와 학원 등 기타 도소매점은 39.6%에서 31.1%로 8.5%포인트 줄었다. 다만 이들 업종도 2023년 4분기에는 비활성화율이 각각 10%대와 20%대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 경기는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1.1%로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둔화세가 빨라지다 보니 아무래도 쉽게 아낄 수 있는 먹거리부터 줄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가 생각보다 더 나쁠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포함한 적절한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통계청 자료 흐름도 비슷하다. 신한카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통계청의 가맹점 카드매출액 변화율은 9일 기준 최근 4주 평균이 20.6%로 전주(26.8%)보다 낮다.
이 같은 상황은 국세청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 1분기 커피 음료점은 9만 533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개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커피 음료점 수가 줄어든 것은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올해 1분기 자영업 매출이 전년 대비 △술집 -11.1% △분식 -7.7% △패스트푸드 -4.7% △카페 -3.2% 등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