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심리가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93.8)보다 8포인트 올랐다. CCSI가 100선을 넘긴 것은 비상계엄 발생 직전인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월 대비 상승 폭은 2020년 10월(12.3포인트)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미국 관세정책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되면서 CCSI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지수 수준이 낮아 기저 효과도 일부 있었다"며 “향후 경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보니 계속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 이 중 향후경기전망(91·18포인트↑)과 현재경기판단(63·11포인트↑)이 큰 폭으로 올랐다.
5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1을 기록해 전월보다 3포인트 뛰었다. 석 달 연속 올랐으며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3∼20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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