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 클럽’을 달성하며 증권 업계 1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이 올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18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9분기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188억 원, 당기순이익이 448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32.4%, 21.6%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 증가는 금리 하락 안정화의 수혜를 받아 채권 및 발행어음의 운용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자산관리(WM) 부문의 글로벌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사와 협력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차별화하며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액을 3개월 만에 4조 5000억 원가량 늘리는 데 성공한 결과다.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의 고른 실적과 더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신규 딜 증가로 투자은행(IB) 수익도 증가했다.
삼성증권(016360)의 1분기 영업이익은 3346억 원, 당기순이익은 24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0.9%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9% 줄었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펀드 판매 수익이 199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6.1% 증가하는 동시에 연금 잔액이 약 22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5.6%가 느는 등 WM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74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8.08% 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1분기부터 29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1482억 원으로 같은 기간 4.79%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영업 외 수익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해 당기순이익이 급등했다”며 “지분법이익·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 등에서 수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리테일 예탁 자산이 올 1분기 31조 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9.1% 증가했다. 2026년 말까지 한시적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온라인 비대면 계좌 ‘수퍼365’ 등에 예탁 자산이 늘어난 효과다. 하지만 올 1분기 위탁매매 수익은 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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