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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우수한 우리 쌀, 손해 보고 日에 판 농협

1㎏당 341엔 관세·물류비 부담에도

농협, 현지 쌀과 비슷한 가격 책정

고급화 대신 스스로 평가절하 자초

"헐값 수출로 시장개척 못해" 지적

일본농협이 일본어 온라인 쇼핑몰 ‘한국농협’을 통해 전남 해남에서 생산된 쌀인 ‘땅끝햇살’을 판매하고 있다.




농협이 일본에 적자를 보면서 우리 쌀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비교해도 품질이 우수한 우리 쌀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무역은 지난달 말 일본 현지 농협인터내셔널에 2톤의 한국산 쌀을 수출했다. 전남 해남군에서 생산한 쌀 브랜드인 ‘땅끝햇살’로 현지에서 완판돼 향후 수출 물량을 22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우리 쌀 판매 가격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쌀은 일본의 농협인터내셔널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배송료를 포함해 10㎏ 기준 9000엔(약 9만 원), 4㎏은 4104엔(약 4만 1000원)으로 팔리고 있다. 일본 슈퍼에서 팔리는 쌀 가격은 5㎏에 4000엔(약 4만 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쌀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우리 쌀에는 일본에서 물리는 고율 관세에 더해 각종 운송·통관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가격이 매겨져야 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은 수입 쌀에 대해 1㎏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매기는 종량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0㎏을 기준으로 하면 관세만 3만 4000원에 달한다. 여기에 통관 비용과 일본 내 운송 비용 등도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헐값 수출로는 현지 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 쌀의 품질에 걸맞은 고급화 전략을 펼쳐야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자를 보고 수출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 없고 수출했다는 것 말고는 의미가 없다”며 “결국 현지에서 가격을 높여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인지도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우리 쌀에 대해 저율할당관세(TRQ)를 물릴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 모두 수입산 쌀에 대해 일정 물량에 낮은 관세를 매기는 TRQ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이 우리 쌀에 할당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번 수출이 일본 내 쌀 수급을 완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 있는 물량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일본 내 쌀 수급 물량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최소 2만 톤은 수출해야 한다. 한국은 일본에 꾸준히 쌀을 수출해왔지만 물량은 소량이었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수출이 적자를 보고 수출한 것은 맞지만 일본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해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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