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음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이 오히려 떨어지며 주식 저평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200개 기업의 PBR과 PER은 선진국은 물론 태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에도 한참 못 미쳤다.
7일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2024년 결산 코스피 주요 투자 지표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2.2%로 전년 1.9%에서 상승했다. 거래소 측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 배당 총액이 44조 원을 기록해 2023년 대비 11.9%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배당 총액은 크게 늘었지만 PBR은 1년 새 1.0배에서 0.9배로, PER은 20.7배에서 12.7배로 크게 하락했다. PBR은 주가 대비 순자산가치 비율로,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청산 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PER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업들의 내재가치와 순이익은 늘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지배 지분 자본총계는 2155조 원에서 2336조 원으로 1년 새 8.4%, 당기순이익은 160조 원으로 전년 대비 57.7% 크게 늘었다. 반면 시총은 2022조 원으로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미래 실적 불확실성, 리스크 회피 성향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코스피200 기업의 PBR은 0.8배로 선진국 23개국 평균인 3.5배는 물론 신흥국 24개국 평균인 1.8배에도 한참 못 미쳤다. 미국의 PBR은 4.8배였고, 일본은 1.5배로 집계됐다. 신흥국 중 인도의 PBR은 4.0배이고 브라질은 1.7배, 태국과 중국은 각각 1.6배와 1.5배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의 PER도 11.0배로 선진국 전체 평균인 21.3배와 신흥국 평균 15.2배에 한참 못 미쳤다. 코스피200의 배당수익률은 2.4%로 선진국(1.9%)보다 높고 신흥국(2.8%)보다는 낮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