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을 체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미래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짚었다. 광물 협정의 결과가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이번 협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더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다는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광물협정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내 전략 광물 자원에 대한 미국의 투자다. 우크라이나는 20곳이 넘는 전략적 광물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잠재 가치는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NYT는 실제 채굴과 수익 창출까지는 수년 이상이 걸릴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의 경제적 성과가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협정에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안보 보장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평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추가 군사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담겼지만, 공식적인 방위 약속은 빠졌다. 우크라이나가 기대했던 안전장치는 끝내 협정에 담기지 않은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의 명확한 안보 보장을 얻길 원했다. 러시아가 언제든 평화 협정을 깨뜨릴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공동 투자 기금을 조성하는 것 자체가 안보 보장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과 정부가 우크라이나 경제에 직접 투자하는 구조가 곧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이 된다는 논리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협정 체결 발표 자리에서 “이번 협정은 미국이 자유롭고 주권을 지닌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평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러시아에 분명히 알리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열흘 이내에 협정을 비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전쟁의 책임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돌리며 군사 원조 요청에 불쾌감을 드러냈고, 지난 2월 백악관 회담 결렬 직후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의 광물 자원을 강조하며 투자 유치와 양국 관계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구소련 시절 작성된 지도에 의존하는 현실, 검증되지 않은 매장량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을 체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달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우크라이나 개입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며 “협정의 세부 내용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지만, 대통령의 의지는 분명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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