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만 해도 철길과 쓰레기, 무단 농작물 재배로 뒤엉켰던 공간이 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단아한 공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어르신들의 건강공간이자 놀이터가 된 군산 철길숲은 단순한 도시공원을 넘어 지역민들에게 ‘쉼’과 ‘함께할 자리’를 동시에 만들어주는 공간이 됐습니다.”
고현진 군산노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철길숲이 조성된 이후 복지관 내부에서만 이뤄지던 실내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야외로, 마을공동체안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절기마다 공원에서 진행되는 특화프로그램은 단순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넘어서 세대가 함께 머물고 소통하며 시간을 나누는 상생과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고 군산철길숲 조성에 따른 효과를 설명했다.
군산 도심을 관통하는 폐철도부지는 불법경작, 물건 적치, 쓰레기 투기장으로 방치되면서 도시경관을 저해하고 지역간 단절을 야기시켜왔다. 군산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의 하나로 지난 2022년부터 이곳에 시민친화숲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사정삼거리에서 옛 군산 화물역까지 총 2.6㎞의 철도 유휴부지에 활력림, 여유림, 추억림, 어울림 등 4개 테마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철길숲 4개 구간중 활력림과 어울림 구간 1.2㎞를 지난해 12월 준공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활력림(사정삼거리 일원)과 어울림(군산화물역 부지) 구간은 군산선의 역사를 담은 역사 가벽과 원형이 보존된 철길 산책로로 조성했다. 이 구간에는 느티나무, 이팝나무 가로수, 관목 및 초화류 등 약 12만 그루의 식물을 심었다.
군산 철길숲 조성에 민간의 참여도 줄을 이었다. 대운산업개발이 동백나무 등 6800만원 상당의 나무 1512그루를 식재했고 군산산림조합 또한 블루엔젤 등 6200만원 상당 685그루를 제공했다. 김기남씨가 1800만원 상당의 무궁화를, 문용주 전 교육감이 500만원 상당의 소나무를 내놓았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국가철도공단이 주관하는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제안공모에 군산 철길숲(도시바람길숲)이 최종 선정되면서 폐철도 부지 6만691㎡에 숲을 조성하게 됐다”며 “철길숲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옛 군산선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또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해 울산숲을 조성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21년 12월 동해남부선 폐선에 따라 철길로 인해 그 동안 단절된 울산 북구 도심을 연결하고 시민들에게 녹색숲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도시숲 조성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울산시계에서부터 호계, 송정지구까지 7㎞, 14.8㏊에 123억원을 투입해 기후대응 6.2㎞, 13.2㏊와 바람길숲 0.8㎞, 1.6㏊를 조성했다. 이곳에 14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도시숲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울산숲 인근에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주요발생 원인인 산업로, 오토밸리로 등 도로와 매곡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가 인접해 있어 공기질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시민 정소연씨는 “왕복 8차선의 산업로가 바로 지척 인지라 늘 답답기만 했는데 울산숲은 그야말로 주민들에게 ‘숨 쉴 틈’이자 ‘쉼’을 누릴 수 있는 주민의 자랑거리가 됐다”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울산숲은 걸으면서도 지루할 틈 없는 즐거운 공간인 동시에 이제 걸어서 통학을 하거나 출근하는 주민들의 통행로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대형 ‘울산숲’으로 가꾼 울산 북구는 2024년 산림청으로부터 기후대응 도시숲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울산숲 조성에도 울산지역 기업과 단체, 시민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이 1인 10만원 70명을 목표로 ‘울산숲을 위한 나무 한 그루 갖기 캠페인’을 펼쳐 주민과 단체, 기업, 공동주택 등이 헌수에 동참했고 현대차 노사는 5년간 울산숲내 아이오닉 포레스트 조성을 위한 기금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충북 충주시 또한 장기미집행공원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충주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2만2000명이 거주하는 공동주택단지와 인접하고 있어 시민들의 도심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주 시민의 숲’은 호암근린공원내 미개발 구역을 활용해 대규모 테마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며 2023년 6월 토지와 지장물 보상을 완료하고 2024년 8월 1단계(5㏊) 사업을 완료했다. 현재 2단계 사업으로 산림청 국비 지원사업으로 ‘도시 바람길 숲 조성 사업’을 추진중이며 총 60억원을 투입해 5.5㏊ 규모로 추가 숲을 조성중이다. 특히 2단계 사업은 도시대기환경개선 및 미세먼지저감을 위한 ‘도시 바람길 숲’ 개념이 적용된다.
‘충주 시민의 숲’ 2단계 사업 인접 부지 약 4491㎡는 ‘시민참여의 숲’이 조성되고 있다. 1만 7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4억여원의 헌수금과 600여 그루의 헌수목, 고향사랑기금 7억원을 마련하면서 추진하게 됐고 현재 실시설계중으로 오는 5월 착공예정이다.
임청 충주 시민 참여의 숲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충주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힐링명소가 될 충주시민의 숲이 정상 추진중인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민 참여의 숲’이 추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큰 만큼 도시숲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다양한 수목과 화초류 식재로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숲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여가와 휴식 그리고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충주시 대표의 명품 숲이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국민 모두가 가까이에서도 숲을 찾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조성한 도시숲을 가치있고 건강한 숲으로 관리해 숲을 활용한 대국민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등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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