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지원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기술 자립을 이루고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25일 교도통신은 반도체 기업 지원을 골자로 하는 정보처리촉진법 개정안이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독립 행정법인 '정보처리추진기구'(IPA)를 통해 기업에 출자하게 된다. 재원 일부는 국채를 새로 발행해 조달할 수 있다.
자금을 지원할 기업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응모를 원하는 기업은 사업 시행 기간, 필요한 자금 규모와 조달 방법 등을 담은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 법률은 사실상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 여부를 결정할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지원을 염두에 두고 개정됐다. 일본 정부는 향후 이 법을 통해 라피더스에 1000억 엔(약 1조 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라피더스에 최대 1조7200억 엔(약 17조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이번 달에 홋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시제품 생산 라인 가동을 시작했으며 2027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IBM과 기술 협력 등을 통해 첨단 2나노(㎚·10억분의 1m) 제품 제조를 추진하고 있다. '단 TAT'라는 공정 방식으로 보다 빠른 반도체 제조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반도체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려면 약 3조 엔(약 30조 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아사히는 라피더스에 대한 민간 투자가 여전히 저조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분야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라피더스가 실제 2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선두인 TSMC와 삼성전자도 아직 양산에 들어가지 않은 초미세 공정인 만큼 기술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2나노에 가까운 초미세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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